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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형성과 정착 배경, 사례로 본 다문화 사회의 일면
1. 대림동 조선족 타운이란?
대림동 조선족 타운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및 구로구 일대에 형성된 중국 조선족(중국 국적의 한민족) 밀집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빠르게 조선족 이민자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되었고, 현재는 한국 내 최대 규모의 조선족 자치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국 음식점, 조선족 식 찻집, 조선족 신문사, 여행사, 노래방, 병원, 그리고 교회에 이르기까지 조선족 사회 전반이 이곳에 집결되어 있어 마치 작은 ‘차이나타운’ 혹은 ‘연변 타운’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2. 조선족은 왜 대림동에 모이게 되었나?
2-1. 언어 장벽이 없는 '익숙한 타지'
조선족은 중국 국적이지만 조부모 혹은 부모 세대부터 한국어(조선어)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한국어 소통이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초기 이주 당시, 중국식 억양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내국인들과 섞이기 어려운 면이 있었고, 이로 인해 자신들끼리 의지하며 살 수 있는 커뮤니티 형성이 필요했습니다.
2-2. 서울 서남권 저렴한 주거 환경
대림동은 1990년대 이후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서울 서남권으로, 전세·월세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인근에 공단 및 일용직 현장이 많아 조선족 이주자들이 초기 정착지로 선택하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2-3. 비자 정책 변화
2007년 도입된 H-2 방문취업제도는 조선족들에게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들어왔고, 기존 거주자들의 소개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림동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3. 대림동 조선족 타운의 주요 특징
3-1. 조선족 상권의 형성
대림동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외국인 상권’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연길식 중국 음식점: 동북식 탕수육, 훠궈, 마라탕 등
- 조선족 식료품점: 중국산 간장, 면, 조미료, 중국 담배 등
- 중국어 간판의 여행사, 병원, 한의원
- 조선족 전용 교회와 신문사: <길림신문>, <연변일보> 한국지사 운영
3-2. 언어 환경
대림동에서는 한국어와 중국어(동북방언)가 혼재되어 사용됩니다. 실제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표지판, 포스터, 광고 전단지의 상당수는 한자 혹은 중국어 병기이며, 가게 주인들도 대부분 조선족 출신입니다.
3-3. 문화적 행사와 자치 운영
대림동에서는 조선족 민속 축제, 체육대회, 명절 행사 등이 자주 열립니다. 일부 단체는 조선족 2세들의 문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중국 조선족 역사교육을 제공하기도 하며, 노인복지회와 같은 자조적 단체 운영도 활발합니다.
4. 조선족의 실제 정착 사례
사례 1: 요양보호사로 자리를 잡은 ‘김춘화(가명)’ 씨
2008년 H-2 비자로 입국한 김춘화 씨는 처음에는 식당에서 일했지만, 대림동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현재는 서울 강서구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근무 중입니다. 대림동에 거주하며 교회 활동도 하고 있으며, 아들도 대림중학교에 진학해 한국 사회에 점차 적응하고 있습니다.
사례 2: 자영업에 성공한 ‘왕지혜(가명)’ 씨
연변 출신 왕지혜 씨는 2010년 대림동에 중국 동북요리 식당을 열었으며, 현재는 3개의 점포를 운영 중입니다. 직원은 대부분 조선족이며, 손님 역시 대림동 조선족뿐 아니라 한국인 단골 손님도 많은 편입니다. 그녀는 대림동이 "고향처럼 익숙하고 사업하기 좋은 곳"이라 말합니다.
5. 대림동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
5-1. ‘불안과 차별’의 시선
일부 언론에서는 대림동을 "범죄 우범지역", "치안 불안"의 이미지로 보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선족 커뮤니티 내부의 자치 노력, 경찰과의 협력, CCTV 설치 등을 통해 범죄율은 낮은 편입니다. 오히려 언어·문화적 편견이 조선족을 고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5-2. 조선족 청년 2세의 갈등
조선족 2세들은 한국 학교에 진학해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만, 부모의 정체성과 사회의 차별로 인해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중국인"으로 불리지만 자신은 스스로를 ‘한국 사람’으로 인식하는 청소년이 많습니다.
6. 대림동의 사회적 가치와 의미
6-1. 성공적인 자치 커뮤니티 모델
대림동은 언뜻 보면 분리된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조선족 이주민의 자립과 경제적 독립을 이룬 공간입니다. 이주민이 사회 복지 수혜자가 아니라 제공자, 소비자, 고용자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긍정적 모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6-2. 다문화 사회로 가는 테스트베드
대림동은 한국 사회가 다문화로 진입하는 과정에서의 실험장 역할을 합니다. 외국인이 집단으로 모여 자생적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7. 정부 및 지자체의 정책적 대응
정책 항목 내용
언어교육 지원 서울시 및 영등포구청에서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실 운영 다문화 지원센터 운영 대림동 인근에 외국인지원센터 및 노동상담소 운영 범죄예방 활동 강화 CCTV 확대, 외국인 경찰 협력단 운영 주민 소통 프로그램 다문화 체험마당, 주민 회의, 통역 지원 등
8. 향후 과제와 제언
8-1. 내국인의 인식 개선
조선족은 한국과 역사적, 민족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진 집단입니다. 그러나 언론 보도와 일부 편견으로 인해 ‘중국인’으로만 인식되면서 편견과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공공기관과 교육기관의 인식 개선 프로그램 운영이 절실합니다.
8-2. 세대 간 통합 지원
2세 조선족들의 정체성 혼란을 막기 위해 다문화 이해 교육, 자기 정체성 탐색 프로그램, 장학 제도 등을 운영해야 하며, 이들이 한국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9. 결론
대림동 조선족 타운은 단순한 이민자 밀집 지역이 아니라, 한민족의 이산과 재결합의 역사,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도시 이주민 커뮤니티의 자생 모델이라는 복합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선족 이주민과 한국 사회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공존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대림동은 한국형 다문화 모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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